2019년 5월 31일 금요일

냉병기 시절 궁 vs 노 vs 총 대결, 누가 이길까?


쏘는 무기를 뭐로 정의할 수 있을까?
  1. 관통력 : 질량 x 속력, 갑옷과 방패를 뚫을 수 있나?
  2. 유효 사거리 : 적중 가능 x 살상 가능
  3. 탄속 : 직사 가능 거리(조준에 유리) + 보고 피할 수 없는 속력 이상
  4. 연사 속도 : 분당 발사 속도

설명
탄속 40~60m/s 최대 100m/s 아음속/마하1
직사거리 15m 30m 100m ±5cm오차
최대 사거리 118~265m 약 1km 무의미 45도 발사
유효사거리 70m 몰라 140m 적중률 50%
최대 연사 속도 60~120발 궁의 1/2이하 3~4발 분당
관통력
가격 저가 중가 고가
총알 값 고가 중가 저가 화약 값 별도
훈련 시간 장시간 단시간 단시간
소음 작다(무연) 작다(무연) 크다(연기)




1. 여기서 銃총이란?


전장식(주둥이로 총알 넣음), 활강식(강선 없음) 아쿼버스(조총)나 머스킷(개머리판이 달린 소형 대포)이다. 화승이나 부싯돌 방식으로 점화한다. 이 총은 장전 시간이 매우 길고 (최대 1분에 4발) 강선이 없어 70m (현대 군용 소총의 250m에 해당) 넘어가면 커브 볼처럼 총알이 휘어 아무리 조준을 잘 해도 잘 안 맞는다. 탄속은 마하 1 수준으로 다행히 총 소리가 들릴 때면 총알이 도달해서 피할 수 없다. 총은 시끄럽고, 흑색 화약은 연기가 나며, 비바람이 불면 쏠 수도 없었다. 허나 머스킷의 경우 모든 갑옷을 뚫는다.

나중에 머스킷이 흔해진 후엔 갑옷이 사라지는데 이 시대 전투 방법은 약 60~70m(적중률 80% 이상 수준), 그 절반 30~35m(적중률 99% 이상) 거리에서 나란히 서서 첫발 사격 후에 착검 돌격을 하는 방식이라 총이 매우 길었다. 착검 후엔 약 2m 창으로 변한다. 그래서 동양에선 長銃장총(긴총)이라 불렀다. 강선총(라이플)이 나온 후론 200~300m에서 저격하니 착검 돌격이 무의미 하게 되어 총이 짧아진다. 이를 보고 동양에선 小銃소총(작은총)이라 불렀다. 강선총은 사냥꾼(스나이퍼)들이 쓰는 총이다.

실험 결과 갑옷을 입지 않은 상태의 도검 vs 창의 대결에서 승률은 1 : 2 수준이다. 
창의 길이는 도검 길이의 약 2배 수준이었다. 창이 더 길면 승률도 올라간다.
현대 소총은 길이 1m 수준이라 총검술(창술)이라고 하기 어렵다.
막고 찌르기 훈련보다는 무조건 먼저 찌르는 훈련이 더 적합해 보인다.

여기서 딜레마가 있는데 장전 시간이 1분에 최대 4발까지 가능하단다. 즉 1발 장전에 15초인데 이 시간이면 100m를 달려올 시간이라서 마지막 1발을 쏜 후엔 무조건 착검 돌격이다. 여기서 마지막 1발을 쏘는 거리가 중요하다. 어떤 거리에서 적이 먼저 쐈는데 아군 대부분이 쓸리면 곤란하다. 그렇다고 아군이 먼저 쐈는데 대부분 빗나가도 좃 된다. 6m 길이 장창 방진을 깨는데 유용해서 (10m에서 쏘면 장창 방진이 전멸) 총을 사용했으나 총이라기보다는 총알 쏘는 창에 더 가깝다.

그래서 거의 기세 싸움이라 말이 총이지 창으로 쓰였다고 보면 된다. 자신 있는 거리가 될 때까지 배짱 좋게 서로 전진하다가 일단 쏘고 착검 돌격하는 것이다. 상대 사격술이 우리보다 좋다면 진 것이고, 반대면 이긴 것이다. 서로 빗나간 상황이라도 곧 백병전을 해야 하기 때문에 배짱 좋은 쪽이 이긴다. 전투는 마지막 1발 쏜 후에 거의 끝난다. 문제는 이렇게 붙기 전까지 행군을 할 때 포탄 세례를 받는다는 것. 그러함에도 흩어지지 않고 묶여서 행진한 이유는 탈영이 많았기 때문이란다. 미친 짓이다.

당시 지휘관(왕족/귀족)은 서로 친척지간이라 죽이지 않았다. 병사(평민)들만 죽어 나가는 상황인데 엎드리거나 앉지도 못 하고 서 있어야 하니까 영혼이 정상이 아닐 거 아닌가? 마치 유럽 귀족들이 총으로 결투하는 것처럼 말이다. 그래서 군기 강화를 위한 가혹 행위를 하게 되는데, 이걸 일본군이 배우고 2차 대전 때까지 자국 병사들을 학대 했고, 그 밑에서 배운 친일파 장교들도 한국군에도 적용한 것이다. 

현대전에서 필요 없는 게 3가지 있다. 
  1. 제식 훈련 : 냉병기 시절 대열을 이루어 백병전을 할 때 필요한 것. 예) 장창 방진
  2. 총검술 : 백병전을 할 때 필요한 창술인데, 현대 소총은 너무 짧다.
  3. 군기 강화 목적의 가혹 행위 : 백병전이나 기병 돌격에 버티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백병전에 가장 유용한 무기는 길이 2m 수준의 십자창/십자봉(씹창/씹봉)이다. 
씹창의 대표적인 예가 서양의 도끼창, 동양의 방천화극(여포의 무기)이다.
씹창의 가지를 같은 방향으로 뻗게 하면 그게 삼지창(조선 후기 당파창)이다.
대검의 손 보호 가드를 길게 해서 십자 모양이나 삼지창 모양을 하면
총검으로도 방어를 아주 쉽게 할 수 있다. (쳐내는 동작을 안 해도 된다.)

총이 짧고 조준기가 달려 있다면 강선식 총이다. 
80% 이상 적중 가능한 거리는 200~300m이다.
마하 2~3 수준의 탄속이기 때문에 이 거리에선 직사 가능하다.

총이 길고 조준기가 달려 있지 않다면 (있을 수도 있음) 활강식 총이다. 
80% 이상 적중 가능한 거리는 60~70m이다. (조준기 없는 활로도 쏘는 거리이다)
마하 1 수준의 탄속이기 때문에 이 거리에선 직사 가능하다.
※ 조선 시대 조총에도 조준기는 달려 있다.

총의 장점이란 건 역시 직사 가능하다는 것이겠지. 즉 조준이 쉽다는 것이고 적이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탄속이 빠르기 때문에 그런 것인데 이 속력 때문에 관통력도 좋다. 그러나 에너지 전달 측면에서 보면 무거운 탄이나 화살이 관통력이 더 좋다. 그래서 총탄이 못 뚫는 것(방탄 유리, 모래 주머니)을 석궁이나 활이 뚫는 경우가 있다. 문제는 화살이 날아오는 게 보인다는 것. 대신 시끄러운 소리가 나지 않아서 뒤에서 기습하기엔 적합하다는 것 때문에 초기 총을 상대로 쓸만한 무기였다. 더구나 연사 속력이 더 뛰어나기 때문에 총 든 백인이 원주민 사냥꾼에게 털리기도 했단다.


2. 여기서 弓궁(활)이란?


영국 장궁(긴활)이나 일본 장궁처럼 나무로 만들고 사람 키보다 큰 대형 활이나, 사람 키보다 작아 말 타고 쓰는 아시아 각궁(합성궁)을 말한다. 일본 활이 가장 길며, 한국 각궁이 가장 작다. 장궁은 너무 커서 이걸 쇠뇌의 활대로 사용할 수 없다. (아니 잘 생각하면 가능하다) 영국과 일본에서 석궁을 만들지 않은 이유겠다. (바보라서 그런 거야) 쇠뇌는 활대가 수평 방향이라 활대가 너무 큰 경우 좁은 곳에서 사용하기 힘들다. 그래서 활대를 짧게 하는데 그러면 추진 거리가 짧아 파워가 부족해지고, 이를 보충하기 위해서 더 강한 힘으로 장전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 

영국 장궁과 일본 활의 성능을 비교한다면? 일본 활 쪽이 약간 더 좋단다. 고자 부분이 역으로 휜 Recurved리커브드 디자인이라서 화살 속력이 약간 더 빠르단다. 물론 각궁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일본 활은 성능이 석기 시대 목궁과 비슷함에 비해서 합성궁이라 제작 시간이 길고, 길이가 너무 길어서 가성비가 세계 최고로 꽝인 활이다. 어떤 종류의 활이든 당기는 힘이 20kg인 수준의 활로는 45도 각도로 쏘는 최대 사거리가 200m를 못 넘는다. 활대 재질, 디자인의 한계 때문에 속력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현대 컴파운드 보우는 옛날 석궁에 맞먹는 위력이다. 화살 속력이 리커브드 보우의 2배이다. 갑옷도 뚫는다는 말이다.

유효 사거리란 적중률 50% 지점을 말 하는데 궁사의 실력에 따라 다르나 평균적으로 활은 60~70m가 유효 사거리다. (여러 자료나 실험 동영상 등에서 공통) 조준기가 없는 전통 활은 현대식 양궁과는 다르다. 제대로 적중 시키려면 그 절반인 30m 정도에서 쏴야 한다. 갑옷 방패를 뚫지 못 하나 연사 속력이 가장 빠르다.

한국과 터키에서 만든 편전은 갑옷을 뚫었다고는 하는데 어느 수준 갑옷까지 뚫었는지는 알 수 없다. 에너지 전달 관점에서 편전은 가볍기 때문에 에너지 전달 효율이 떨어진다. 즉 화살 에너지는 편전이 장전보다 못 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궁사의 역설에서 말 하는 화살의 진동이 없기 때문에 수직으로 목표에 박히는 효과가 있다. 또한 날아오는 화살이 보이지 않는다. 화살의 진동 때문에 장거리에서 오히려 진동이 거의 없는 편전이 더 관통력이 좋아진다.

적이 날아 오는 화살을 보지 못 하게 하려면? 화살의 색이 검정이여야 한다.
화살의 색이 밝으면 망막에 잔상이 남게 되고 비행 경로가 긴 선처럼 보인다.
야구공이 흰색인 이유가 있다. 검정색 야구공이라면 잘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전쟁용 강궁(당기는 힘이 40kg 수준)으로 무거운 화살을 근거리에서 쏘면 얇은 갑옷(쇠사슬 갑옷 포함)은 뚫린다. 무거운 화살일수록 에너지 전달 효율이 좋다. 가벼운 화살일수록 에너지 전달 효율은 떨어져 관통력이 약하나, 더 빠르기 때문에 멀리 쏠 수는 있다. 너무 가벼운 화살을 쏘면 활이 자기 에너지 방출을 못 하고 자체 흡수하기 때문에 망가진다. 터지듯이 부러진다. 그래서 장전은 근거리 속사용이고, 편전은 장거리 저격용이다.

활은 연사력에서만 장점이 있고, 화살 속력이 너무 느려 곡사를 해야 하는 문제, 적이 보고 피한다는 단점이 있다. 또한 관통력이 약해서 갑옷을 뚫기 힘들다. 조준기도 없어 조준도 힘들다. 그러나 조준기는 쉽게 만들어 달 수는 있다. 또한 반은 석궁처럼 쏘는 것도 가능하다. 대표적인 예가 편전. 편전은 일본 조총을 상대할 수 있을 정도이다.


3. 여기서 弩노(쇠뇌/석궁)란?


총과 같은 형태에 유럽의 주목, 강철 활대나 아시아 각궁을 단 것을 말 한다. 노의 핵심 부품인 활대는 결국 그 시대 활의 성능을 능가할 수가 없다. 즉 그 시대 활의 최대 사거리(최대 화살 속력)를 능가하지 못 한다. 고로 활대의 힘(두께/폭)과 화살의 무게를 늘려 관통력을 증가시킨다. 고로 석궁의 경우는 당기는 힘이 천차만별이며 사람 힘으론 당길 수 없는 것도 있다. 관통력은 중간이며 연사 속력도 중간이나 조준이 활보다 쉽다. 화살 깃의 강선 회전 효과 덕을 보면 유효 사거리를 총보다 늘릴 수 있다.

비교적 빠르게 장전하는 방법은 한 팔로 당기거나 (20kg), 두 팔로 당기거나 (40kg), 두 다리로 미는 (100kg 이상) 궐장노이다. 도구(지렛대, 톱니, 도르래)를 사용하게 되면 총을 장전 하는 것처럼 매우 느리다. 아주 강한 석궁은 총보다 장전 시간이 느려서 결국 총에 밀리게 된다. 화살을 편전처럼 좀 더 잘 설계했다면 갑옷을 뚫을 수 있었을 것이고 그럼 총이 발명되지 않았을 수도 있다. 허나 유럽 판금갑(강철갑옷)은 조총탄도 막아 냈었다. 이런 갑옷을 휴대용 쇠뇌로 뚫을 수 있을까? 실험 결과 강력한 쇠뇌는 총탄보다 관통력이 더 높다. 느리지만 무겁기 때문이지. 그런데 화살이 날아 오는 게 보인다는 거다. 그럼 피하겠지?

쇠뇌와 총의 결정적 차이는 탄속이다. 총은 마하 1 수준으로 100m내에선 거의 직사에 가깝다. 그러나 쇠뇌는 활과 같이 활대의 한계가 있어 100m를 쏘려면 곡사를 해야 한다. 화살이 날아 오는 게 보이기 때문에 피할 수 있다. 화살 속력이 거의 야구 투구 속력과 같기 때문에 20m에서 쏴도 피하고 막아 낼 수 있다. 편전처럼 화살 속력을 빠르게 하려면 가벼운 화살을 써야 하는데 그러면 활대에 무리가 온다. 그러나 관통력은 총보다 더 높다. 총탄은 모래 주머니를 관통 못 하는데 화살은 관통한다. 물론 총도 더 큰 총알 더 많은 화약을 쓰면 쉽게 능가한다. 힘으로 장전하는 쇠뇌와 화약만 더 넣으면 되는 총을 비교하면? 당연 총이지.

화살 속력 = 야구 투구 속력 = 약 40m/s (60m/s) = 144km/h (216km/h)
야구 투구 거리 = 약 20m = 0.5초에 도달
1루 2루 3루 거리 = 약 28m
던져서 적중 시킬 수 있는 거리가 20~30m이니 근거리라 할만 하다.
그러니 활로는 2배인 40~60m 정도(중거리)에서 쏴야 의미가 있다.
3배인 60~90m 거리면 조총과 비슷한 사거리니 장거리라 하자.


4. 궁 vs 총


유효 사거리는 총이 2배 더 유리하나, 연습 하기에 따라 활은 100m에서도 적중 가능하다. 총의 유리함은 총알을 피할 수 없다는 것이다. 화살은 피할 수가 있다. 총이 활을 이기려면 첫발에 명중시키는 것 외엔 없다. 그렇지 못 할 경우 궁사가 접근해서 연사로 끝내버릴 것이다. 이런 이유로 총이 나온 후에도 활과 쇠뇌 모두 섞어 사용을 했었다. 활은 기관단총 역할을 했다. 만약 서로 갑옷을 입고 싸운다면 총이 이긴다. 돌격해서 코앞에서 쏴 버리면 되니까.

총을 가진 백인들이 아메리카 원주민 사냥꾼에게 당한 경우가 있는데, 사거리에서도 총이 불리한데 연사 속도에서도 떨어지기 때문이다. 화살 깃 때문에 나선 회전을 하기 때문에 총알보다는 더 유리했다. 물론 총알도 나선 회전 하도록 만들 수 있는데 아직 그런 걸 만들지 못 했을 때이다. 6연발 피스톨이 그나마 연사가 가장 빠른 총인데 권총은 사거리가 짧다. 활의 경우도 근거리에서 전문가는 0.5초에 1발이 가능하기 때문에 거의 비슷한 연사 속도라고 봐도 된다. 오른 손 왼 손에 각 3발씩 잡고 쏘면 6연발 피스톨과 비슷하다.

총과 달리 활의 장점은 조용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기습할 때 총보다 훨씬 좋다. 옛날 서부 영화 보면 어디서 날아온 화살이 등에 꼽히며 죽는 백인들 모습이 나온다. 총은 직사이기 때문에 적이 장애물 뒤에 숨으면 답이 없는데, 활은 곡사라서 숨어서도 쏠 수 있다. 심하면 첫 화살이 도달할 때쯤에 나머지 2개의 화살이 뒤따라 날아 온다. 3발이 다다닥 하며 꼽히는 것이다. 요즘 자주포 3연발 포격과 비슷하다.

활은 가성비가 총이나 쇠뇌보다 좋지 않다. 총이나 쇠뇌 자체 값보다는 싸지만, 훈련 시간이 너무 많고, 궁사의 역설 때문에 화살 제작 비용이 총알이나 쇠뇌의 화살(편전)보다 높다. 더구나 파워의 한계 때문에 관통력/사거리도 떨어진다. 사냥이나 게릴라전엔 적합하지만, 총알과 화살을 대량으로 소모하는 대규모 전투에선 부적합하다. 장거리 포격 개념으로 화살을 날린다고 할 경우 쇠뇌가 더 가성비가 좋다. 비싼 화살을 마구 뿌릴 수는 없잖아?


5. 궁 vs 노


역시 노의 경우도 첫 발에 명중 못 시키면 활에 당한다. 실제로 영국 장궁과 제노바 석궁 대결에서 영국 장궁이 이긴다. 최대 사거리는 장궁이 조금 더 길었다고 하나 유효 사거리는 비슷했다. 강철 활대는 힘이 좋지만 무거우니 가벼운 목재 스프링보단 속력이 떨어졌을 것이다. 허나 최대 사거리가 길다고 적중률까지 좋은 것은 아니다. 조준은 석궁 쪽이 더 쉽다. 유효 사거리에서 서로 쏘았고 두 손으로 당기는 석궁이 1발 쏠 때 장궁이 2발 쏘니 1발은 이미 석궁병 몸에 박혔을 것이다. 2배 속도 차이가 나는 이유는 쇠뇌는 당긴 후에 화살을 장전하기 때문이다. 두 다리로 미는 석궁은 계속 앉아서 쏴야 한다.

분명 파워는 쇠뇌가 더 좋기 때문에 근거리(직사 가능 거리, 약 20~30m)에서 갑옷 뚫는 용도로 사용했다. 활은 화살 똥꼬를 턱에 고정하고 화살 촉을 이용해서 조준하며 세로로 들고 쏘기 때문에 장거리 사격에서 활대가 목표를 가리지 않는다. (정확하게 말 하면 화살은 조준한 방향으로 날아가지 않는다. 약간 좌우로 편향을 해야 조준할 수 있다.) 쇠뇌는 활대가 가로로 되어 있기 때문에 장거리 사격할 때 목표를 활대가 가린다. 화살 촉을 목표에 일치시키려면 개머리판 쪽을 아래로 내려야 하는데 그 각도를 정확하게 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러나 대가리를 좀 굴리면 쇠뇌도 활대를 세로로 해서 쏠 수 있고, 활이나 쇠뇌 둘 다 조준기를 쉽게 부착할 수 있었다.


유럽은 아시아에 비해 활대를 제대로 만드는 기술이 없었다. 영국 장궁은 신석기 시대 기술로 만들 수 있는 활이다. 강철 기술이 있어 강철 활대를 쇠뇌에 사용하긴 했으나 활대가 무거우면 화살 추진 속력이 떨어진다. 고로 유럽의 활과 노 대결은 그 쪽 얘기인 것이고, 아시아에선 당연히 쇠뇌 쪽이 가성비가 더 좋다고 봐야 하며, 실전에서도 더 강력하다 봐야 한다. 장거리 포격 개념으로 마구 화살을 퍼붓는다고 생각했을 때, 거의 천보를 날아가는 아시아 합성궁 활대를 가진 쇠뇌와 값싼 화살이 더 가성비가 좋은 건 당연하다.

※ 1보 = 6척 = 주척 23.1cm x 6 = 1.386m, 한국식 30.3cm x 6 = 1.818m
※ 1천보 = 주척 1,386km, 한국식 1,818km (이건 45도 발사인 경우)
※ 1천보를 날아가는 화살 속력은 현대 컴파운드 보우 화살 속력이다

노가 궁보다 좋은 점은 조준기는 따로 없지만 조준 사격이 가능하고 관통력이 좋다는 것이다. 즉, 유효 사거리가 활이나 총보다 길다. 연사 속력, 관통력이 중간인 노로선 유효 사거리에서 장점을 찾는 게 더 좋았다. 고로 노의 경우는 더 먼 거리에서 첫발에 명중시켜야 승산이 있다. 노는 저격소총 역할을 했어야 옳다. 그런데 총이 아직 없던 시절엔 아마도 근거리에서 갑옷 뚫는 용도로 생각했던 것 같다. 조선 편전+각궁+쇠뇌 조합이면 갑옷을 뚫기 때문에 조총이 필요 없다. 헌데 편전으로 서양 판금갑도 뚫을 수 있을까? 아무도 실험을 한 놈이 없으니 모르겠다. 서로 갑옷을 입고 싸운다면 승패는 석궁의 관통력이 좌우한다.

실험 결과 조총도 어느 정도 두께 이상의 철갑옷을 뚫지는 못 한다.
실험 결과 강궁으로 무거운 화살을 쏘면 어느 두께 이하의 철갑옷을 뚫는다.

노가 전쟁용으로 활보다 더 좋은 이유가 있다. 활은 활대와 화살의 접촉으로 인해 조준한 방향으로 날아가지 않는다. (궁사 역설 참고. 스파인(등뼈) 탄성을 맞추어야 하기 때문에 화살 값도 비쌈) 고로 거리에 따른 오조준이 필수다. 발사 순간에 활대와 화살을 분리해서 화살이 공중에 떠 있게 하는 기술(고자채기=khatra카트라)을 익혀야 하고 거리에 따른 각도 조정을 해야 하기 때문에 훈련 시간이 많이 필요하다. 또한 활은 오직 서서 쏴야 하지만 석궁은 엎드리거나 장애물 뒤에 숨어서 쏠 수 있다. 제노바 석궁병은 그들의 방패만 있었어도 영국 장궁병을 이겼을 것이다. 앉아 쏘기나 엎드려 쏘기만 했어도 유리했을 건데?

작은 각궁을 만들 수 있는 아시아에선 석궁 활대로 각궁을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다. 각궁을 만들 수 없는 유럽/일본에선 긴 활대를 1/2 크기로 작게 만들어 달게 되고, 그러면 당기는 길이도 1/2로 짧아져서 에너지가 적어진다. 고로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 당기는 힘을 2배로 늘려야 하기 때문에 장전 속도가 활보다 2배 이상 느려진다. 그러나 에너지는 같기 때문에 활이나 석궁이나 최대 사거리나 관통력은 비슷했다. 이 경우 쇠뇌는 연사 속도, 유효 사거리, 관통력 중 어느 하나 장점도 없다. 유럽 사람들은 활 만드는 기술에 있어 아시아인들보다 못 했다. 

결국 쇠뇌는 파워에 집착하게 되고, 고로 연사 속력을 포기하고, 대신 관통력을 증가시키며, 가벼운 화살을 쏘면 속력이 빨라 직사 거리도 늘어 장거리 사격이 가능했다. 신라가 쇠뇌로 당나라 기병을 물리친 것을 보면 신라는 활을 잘 쏘는 기병들의 나라는 아니었다. 천보(1,386미터)를 날아갔다고 하니 활대 만드는 기술이 특별했던 거 같다. 200m 날리는 활보다는 6배 이상 사거리가 좋았고, 관통력은 6배 이상이다. 편전보다는 4배 이상 사거리가 좋았고, 관통력은 4배 이상이다. 이 정도 수준의 쇠뇌라면 조총과 비슷한 수준이라 봐야 한다. 이런 활대 제작 기술이 왜 전수 되지 않은 것일까?

※ 관통력 = 운동량 = 속력에 비례, 관통력 = 에너지 = 속력의 제곱에 비례


3. 노 vs 총


역시 같은 논리로 총은 첫발에 승부를 걸어야 한다. 유효 사거리, 연사 속력에서 밀리기 때문에 노가 이길 수밖에 없다. 탄속이 빠르다는 것과 갑옷을 뚫을 수 있다는 장점을 빼면 총이 노를 이길 수 있는 부분은 없다. 석궁은 조용하며, 연기도 없고, 비바람이 불어도 쏠 수 있고, 곡사를 해야 하지만 유효 사거리도 더 길다. 쇠뇌가 충분히 갑옷을 뚫을 수 있었다면 아마 총은 탄생하지도 못 했을 것이다. 그래서 궁금한 것이 왜 조선은 각궁+편전 조합의 쇠뇌를 안 만들었나 하는 것이다. 활을 잘 쏘는 민족은 쇠뇌와 총을 만들 생각을 안 한다. 필요가 없으니까. 반면 신라는 쇠뇌를 만들었다. 활을 잘 못 쏘거나 관통력이 아쉬웠기 때문이다.

※ 여기서 신라는 경상도가 아니다. 중국에 있던 신라를 말 한다. 자세한 건 검색할 것.

두 손으로 당겨 장전하는 컴파운드 보우를 활대로 쓰는 현대 석궁은 현대 소총과 비슷한 유효 사거리다. 약 200m에서 저격이 가능하다. 화살 속력은 거의 100m/s 수준으로 보통 활의 2배이다. 실험 동영상을 보니 관통력은 오히려 총보다 더 좋다. 허나 현대식 소총(수동/반자동)의 연사 속도를 따라갈 수 없어서 밀린다. 그러나 현대 석궁과 과거 전장식/활강식 조총을 비교한다면? 조총 버리고 석궁을 쓰는 게 현명하다. 쇠뇌는 만들기에 따라 총과 유사한 위력을 낸다. 조선이 편전으로 조총을 상대할 수 있었던 게 바로 편전이 반은 활이고 반은 쇠뇌처럼 쏘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 역사스페셜 – 한국의 무(武) 2부작_제1부 활의 전쟁 : 
   강궁으로 쏜 편전 관통력 = 나무(종류 모름) 판 4.3cm 관통, 얇은 합판 4장 수준에서 멈춤

그런데 여기에 방패와 갑옷이 추가 되면? 무조건 총이 이긴다. 갑옷과 방패가 두꺼워지면 관통력을 향상시켜야 하는데 석궁은 강하게 만들수록 장전 시간이 길어진다. 총은 구경을 키우고 화약의 양만 늘리면 된다. 총은 관통력과 상관없이 여전히 최대 1분에 4발이 가능하다. 총의 장점은 탄속이 빠르다는 것이다. 총알이 안 보이고 100m 수준에서 직사이기 때문에 활이나 쇠뇌처럼 곡사를 할 필요가 없다. 진정으로 남녀노소를 평등하게 만들어주는 무기인 것이다. 그리고 약간의 총알 모양만 개선해도 활과 쇠뇌를 능가하는 사거리가 나온다.

그러나 활보다는 쇠뇌, 쇠뇌보다는 총이 가성비가 더 좋다.





그래서 생각을 해 보는데 과거 100년 전쟁 때 더 우월한 무기와 병력을 가진 프랑스가 유럽 왜구인 영국에 깨진 이유는 뭘까? 프랑스 왕과 기사들이 돌대가리라서 그렇다. 당시 판금갑을 뚫을 수 있는 무기가 없다 보니 기고만장하여 작전 개념을 상실한 것이다. 요즘 바보를 착하다고 완곡하게 표현하는 것처럼 잡힌 프랑스 왕을 착한 왕이라 불렀단다. 영국 애들이 보기에 바보였던 거지. 무기만 가지고 전쟁하는 게 아니다. 하도 찌질하게 싸우니까 잔 다르크가 나선 것 아닌가? 그 이후로 당연히 프랑스가 이긴다. 결정적으로 대포가 나오는데 장궁이 상대가 될 리 없지. 몽골족이 러시아에서 총에 밀린 것처럼. 총포가 가장 가성비가 좋아. ㅋㅋㅋㅋ

비슷하게 임진왜란을 보자. 무기를 비교하면 일본에 절대 밀리지 않는다. 편전이 조총보다 더 유효 사거리가 길고 편전도 갑옷을 뚫었다. 편전도 눈에 보이지 않고 피할 수 없을 만큼 빠르다. 조총처럼 비가 오면 못 쏘는 것도 아니다. 조총병이 많았던 것도 아니다. 일본군의 20% 수준. 신립 장군의 병력도 북방에서 실전 경험을 쌓은 병력이다. 병력이 모자라서 결국 당한 거지 실력으로 보면 수적으로 우월한 일본군을 압도했다. 즉 탄금대 전투는 병력만 충분했으면 절대 지지 않는 전투였다. 신립이 상대한 북방 여진족에게 일본군(가토 기요마사/가등 청정)이 쉽게 깨지는 것을 보면 조총이 그렇게 대단한 게 아니었던 것이다. 나중에 사르후 전투에서도 비슷한 상황이 발생하지. 중장갑 기병 돌격 한 번에 전멸하는 상황.

※ 역사스페셜 – 한국의 무(武) 2부작_제2부 조총, 조선의 운명을 바꾸다 :
일본군 구성비
창병 : 500 (53%) - 최대 6미터(알렉산더 장창 방진 수준)
총병 : 200 (21%) - 유럽 사냥용 총 아쿼버스(두꺼운 철갑주 못 뚫음)
기병 : 150 (16%) - 몽골 만주 조선에 비해 기병은 최악
궁병 : 100 (10%) - 일본 활은 최악
전체 : 950 (100%)

썩은 정치 때문에 전쟁 준비를 충분히 안 한 게 문제였다. 그래도 전쟁 후엔 정신 차리고 조총으로 갈아탄다. 탄속이 빨라 직사 가능하고, 그래서 쉽게 배울 수 있고, 또한 적이 피할 수 없고, 활보다 유효 사거리가 길고, 관통력이 좋다는 것 때문이겠지. 그러나 조선도 사르후 전투에서 조총 들고 갔다가 여진족에게 깨진다. 광풍이 불어서 점화 화약을 다 날렸단다. 비바람 속에선 조총 못 쏜다고 하잖아? (이것도 머리 굴리면 해결 가능한데...) 그런데 각궁과 편전을 이용한 쇠뇌만 만들었어도 조총이 아쉽지 않았을 거다. (그런데 여진족 중장갑 기병은 갑옷을 3겹 껴입었다고 하니 무게만 60kg) 여하튼 조선이 망할 때는 세계 최대 조총 보유국이었다. 남들은 현대식 강선총 쓰고 있을 때인데... 역시 정치가 문제다. ㅋㅋㅋㅋ

이 역사적 사건의 교훈은 이렇다. 
병사들 죽고 사는 문제는 정치에 달려 있다. (타락한 정치인은 군대 반란을 무서워 하지)
적보다 무서운 것은 멍청한 아군 정치인/지휘관이다. (무타구치 렌야, 원균, 윤석열!?)
지금도 마찬가지로 휴전선 병사들 생사는 정치인/지휘관에게 달려 있다.
북풍 조작으로 개돼지처럼 개죽음 당하기 싫으면 정치/경제에 관심을 가져라.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다. 지피지기 백전백승 - 손자병법
적을 알려면 외교를 해야 할 거 아냐? 그래서 다들 수교하는 거잖아?
불체포 특권이 있는 외교관은 공식적으로 인정한 간첩이라 하지.
더 이상 국민을 속이지 말고, 적이라 하더라도 대화를 하란 말이지.
간첩이 활동하지 않는 나라는 이 세상에 없다고.
한국에는 기본적으로 미국, 일본, 러시아, 중국, 북한 간첩이 활동하고 있어.
왜 북한 간첩만 가지고 지랄들이야? 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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